저도 컴퓨터 쓴지 6년을 넘은 거 같은 데
바꿀 때가 되니까 이런 스레가 눈에 띄네요...
아아 XP쨔응...
요즘 컴이 느려서 엄청 짜증내고 있는데...
뭐랄까 미안해... 눈물 나는군요... 크으...
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1:08.77 ID:u7sSjVrxi
저는 컴퓨터입니다.
6년전 주인님께 사들여진, 별 특징 없는 컴퓨터입니다
- 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2:01.10 ID:u7sSjVrxi
- 가전제품 가게에서 늘어서 있었을 땐, 매일 두근두근 했습니다
옆에 있던 컴퓨터와, 오른쪽에서 몇 번째 였을까요 그 컴퓨터는 성능이 좋아 빨리 팔려나간다던지 팔리지 못하고 남은 컴퓨터는 어떻게 되버리는 걸까
그런 이야기를 매일 했습니다
그리고, 잊지 못하는 그날, 당신이 찾아오셨습니다 - 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2:24.26 ID:SGGcIYZh0
- 요즘 내 XP 쨩이…
- 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2:40.33 ID:u7sSjVrxi
- 점원 씨에게 안내를 받으면서, 제 앞에 멈추셨을 때
저는 왠지 모르게,
「이 사람에게 사들여 지는게 아닐까」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점원 씨와 조금 이야기를 나눈 뒤, 저를 집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 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3:57.16 ID:u7sSjVrxi
- 그 날 당신은 웃으면서
동시에, 두근두근 거리는 표정을 지어 보이셨습니다.
소프트를 잔뜩 가져와, 제게 인스톨 작업을 하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저는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 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4:34.85 ID:u7sSjVrxi
- 그 뒤의 생활은, 무척 즐거웠습니다.
돌아옴과 동시에 저를 깨우고,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당신 곁에서
저도 함께, 웃고, 때론 울며, 많은 나날을, 당신과 보냈습니다 - 10: 忍法帖【Lv=40,xxxPT】(1+0:15) :2013/11/29(金) 21:14:46.59 ID:9JyrxgAK0
- 꽤 슬픈데
- 1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6:22.97 ID:zLgMlNrt0
- 위험해
자작 PC에 이런 인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 1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5:58.70 ID:u7sSjVrxi
- 같이 살기 시작하고, 4년 정도 지났던 그 날,
당신은 기쁜듯이, 어떤 소프트를 가져 왔습니다 - 1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6:33.22 ID:u7sSjVrxi
- 그 최신 소프트의 용량은 낡아진 제겐, 조금 무리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에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괜찮을까, 역시 무리시키는 거 아닐까…」
아뇨, 괜찮아요 주인님.
저, 당신을 위해서 힘내 보일게요 - 1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7:14.26 ID:u7sSjVrxi
- 그 뒤로, 당신은 그다지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대신, 진지한 표정으로, 잡아먹을 듯이 저를 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조금 쓸쓸했지만,
당신이, 진지하게, 목표를 향해서 노력하는 것을,
그리고, 그걸 도울 수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 1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7:53.93 ID:u7sSjVrxi
- 그 뒤로, 몇넌이 지났습니다.
저는, 제 이변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동작이, 늦어졌습니다.
이전엔 할 수 있었던 일을, 할 수 없어졌습니다.
갑자기 졸려져서, 정신을 차려보면 도중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아! 딱 좋을 때였는데!」
그런 당신의 목소리로 깨어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죄송해요 주인님, 당신의 도움이 되고 싶은데
정말 죄송해요 - 1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9:14.94 ID:u7sSjVrxi
- 저는,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사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있단 것을.
저를 신경 써, 부담이 적은 작업만 하고 있단 것을 - 1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0:44.11 ID:u7sSjVrxi
- 어느날, 당신이 저를 깨워,
작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제일 즐거웠던, 제일 도움이 되었던 시절 같은 작업.
웃고 있던 당신 곁에서,
저도 웃으며, 결의했습니다 - 2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1:26.85 ID:u7sSjVrxi
- 당신이 작업을 마치고, 저장한 것을 확인한 뒤
저는 스스로, 모든 활동을 정지했습니다
당신은 당황했었지요
몇번이고 전원 스위치를 누르거나
콘센트를 확인하거나
하지만, 저는 그걸 전부 무시했습니다 - 2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2:16.27 ID:u7sSjVrxi
- 사실은, 일어나고 싶었습니다
또 당신과, 마지막까지 당신과, 같이 웃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 됩니다.
저로는, 안 됩니다 - 2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2:57.06 ID:u7sSjVrxi
- 그후로 몇인간, 당신은 제가 일어나지 않는가 확인했지만,
그게 이틀에 하루, 삼일에 하루가 되고
마침내, 당신에게 깨워지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 1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19:48.79 ID:SK7f19lS0
- 울었다
- 25: 忍法帖【Lv=40,xxxPT】(1+0:15) :2013/11/29(金) 21:23:20.73 ID:+me9F1ka0
- 우리집 컴퓨터도 요즘…
- 2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3:45.37 ID:u7sSjVrxi
- 어느날 아침, 당신이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전제품 가게에 간다, 돈은 준비했다,
중간 중간 끊어지는 그 목소리를 듣고, 아아, 그 날이 온거구나, 멍하니 생각했습니다 - 3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4:39.63 ID:u7sSjVrxi
- 사실은 각오 따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한번 더, 전원 스위치를 눌러 줬음 했습니다.
한번만 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올 최신형 컴퓨터가 미웠습니다
하지만, 저로선, 안 되는 겁니다 - 3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6:02.51 ID:u7sSjVrxi
- 부디 건강하세요
부디 목표를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저는, 행복했어요
들리진 않겠지만.
저는, 당신의, 좋은 파트너, 였을까요? - 3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7:55.90 ID:u7sSjVrxi
- 끝입니다.
6년간 사용한 PC가 망가져서, 굉장히 애착이 가서, 눈물 흘리며 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4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32:07.41 ID:6I/60ohJ0
- 왠지 괴롭다
- 4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30:32.57 ID:VKD0JgV70
- PC는 아내라고 까진 못하겠지만 애완동물엔 가까울지도 몰라
- 3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29:34.58 ID:fK1NcX+Ii
- 2000년 산 밸류 스타를 3개월만에 눈치챘는데
이젠 안될지도 몰라 - 44: 忍法帖【Lv=36,xxxPT】(1+0:15) :2013/11/29(金) 21:34:13.59 ID:aaLiobcIi
- 20년 지났지만 지금도 현역인 ThinkPad 600E
아직 더 쓸 수 있어 - 4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38:10.15 ID:VKD0JgV70
- >>44
환장 같은거 했어? - 47: 忍法帖【Lv=36,xxxPT】(1+0:15) :2013/11/29(金) 21:39:59.49 ID:aaLiobcIi
- >>45
CPU랑 메모리 갈아 끼웠어
7은 역시 힘드니까 Linux로 갈아탈 예정 - 5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42:14.60 ID:RmdUxBb30
- 지금 쓰고 있는 XP、2003년에 샀으니까 벌써 10살인가
돌연사하지만 말아줘 제발 부탁이니까 - 5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44:56.64 ID:SxCIaPzo0
- 처음으로 스스로 산 pc는 펜3의 VAIO였었지
- 5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46:18.71 ID:Ue45d37l0
- >>55
니가 지난주에 쓰레기장에 버리고 간 놈이냐! - 7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2:04:58.51 ID:nTrDxKga0
- 1일 3분의 1은 만지고 있으니까
애착이 가기도 하지 - 5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45:52.66 ID:9ZpZrB1H0
- 벌서 바꿔버렸어…난 대체 무슨 짓을…
- 5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3/11/29(金) 21:42:31.34 ID:uDkGGf3O0
- 내 PC를 어느새 써 넣은거냐・・・
하드웨어의 어디에 깃드는 걸까요
계속된 개조로
어느날 처음과 완전히 달라진 하드가 되어있다고 하면
그건 과연 처음 그 PC와 같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ㅜㅜ 고생하는 PC쨩 편하게 보내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이런 거 보면 과연 그게 PC가 바라는 걸까 생각하게도 되네요...
덧글
이런 거 보면 미련이랄까 으어...ㅜㅜ
그런거 없고 부품 바꾸기
너무 혹사시켜서 쿨럭거리는 노트북아 미안해 엉엉
(메인보드와 CPU바꾼 시점이 교체시점이라고 봐야될듯하긴 하지만... )
그리고 읽어보고 멍... 나란 누구인가..
학교 갈때에는 쓰겠죠 아마(...)
이래뵈도 당시에는 제법 괜찮은 성능이었는데!
그래도 튼튼한 아이라 다행이에요.
어떻게 해주곤 싶은데 ㅜㅜ
좀비 컴퓨터. 수리만 10회 가까이 하고
블루 스크린이나 컴퓨터가 안켜질때면 기판에서 몇개 빼서 후~ 후~ 불어주면
다시 작동해주는 . . . 그런 좀비 컴퓨터
그래서 요즘에는 필요 할 때만 살짝 사용하고 쉬게해주는 . . .
돌아가지 않는 게임 앞에서 무뎌지는 감성
이런스레보니까 쓸데없이 암울해지네...
모니터와 본체를 들고 계단을 내려갈때 그 복잡한 기분...ㅠㅠ
직접 케이스에 손수 페인팅했던 옛날 본체가 기억나는 슬픈 쓰레드입니다 ㅠㅠ..
지금 녀석은 저전압 저전력으로 안정성을 중심으로 조금 신경써서 직접조립한 녀석인데 제 예상으로 10년은 버텨줄것 같아요
앞의 녀석은 낮은 사양으로 9년을 버텼네요.. 케이스에 페인팅하면서 이름까지 붙였었는데..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