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MOON 단편> 2015년의 시계탑 -3- by 더스크

03 가을 런던 교외 시계탑 11번가에서

뜨거운 정오의 햇살에 눈을 찌푸리면서 그리운 거리를 걷는다.
나는 화려한 선글라스에 긴 가발을 쓰고, 러프한 차림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상의는 차 안에 두고 나온 탓에 셔츠 한장 차림에 상반신은 다소 춥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햇살도 강해져 딱 좋은 온도가 되겠지만, 아쉽게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오전 뿐이었다.
로크스로트 컬리지를 방문한건 이걸로 두번째. 지금부터 만나러 가는 인물, 방문하는 저택도 지난번과 다르지 않다.
그 때는 사이좋게 담화를 나눴었지만, 이번엔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꽃을 건네고 마치게 되겠지.
「늦어졌지만 어쩔 수 없단 말이지. 랄까, 이것도 빠른 편이지. 탈주자가 감옥으로 돌아오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가 죽었다고 전해 받은 건 수개월 전이고, 그 쯔음, 나는 시계탑에서 온 추격자를 따돌리는 도중이었다.
추격자가 나를 놓친 것을 확인해, 해로로 몰래 영국에 상륙해, 우연히 만나버린 코브라를 부르는 값에 사들여 로크스로트까지 고속도로를 폭주해 지금에 이르른다. 참고로, 일본과 달리 과속요금을 내지 않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내가 시계탑에게 쫓기는 이유는, 그들에게 미움받고 있어서……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호감을 너무 얻어 버려서 쫓기고 있다.
파격적인 대우로 맞이한다, 시계탑에 남으면 아무런 불편함 없는 생활을 약속한다, 뭐라고 말해도, 한 마을에 얽매인 시점에서 자유는 없는거고, 애초에 신용할 수도 없고.
그런 이유로 시계탑 안에 많은 친구를 남긴 채 정처 없이 떠돌게 된 나는 몇년 만에 거리로 돌아왔다.
이래저래 말해도 컬리지의 분위기는 꽤 호감이 간다.
특히 11번가, 로크스로트의 분위기는 특별하다. 인생에 가정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이 거리를 본거지로 삼았을지도 모를 정도로.

「로드가 사라져 준다면 여기도 살기 좋은데, 불가능한 얘긴가. 천년 가까이 시계탑을 좌지우지한다니 어설픈 흡혈귀보다 끈질기다고 생각해. 아, 그래도 엘멜로이는 몰락했댔나. 광석학과의 톱이 바뀌었다고 하니」

마술협회의 시작은 2세기 쯤이지만, 이 마을이 생긴건 12세기 쯤이라고 들었다.
마을을 만드는 토지와 자금을 제공해, 지금도 운영비를 대고 있는게 12의 마술명문, 군주(로드)라고 불리는 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현대의 신비를 관리해, 비닉해, 쇠퇴시키고 있는 마술세계의 지배자라고 해도 좋다.
편의상, 그들 위엔 협회창시자인 학원장이 존재하지만, 이 학원장도 시계탑의 중심부에 틀어박혀 수 세기동안, 몇번 밖에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술협회는 크게 3개의 학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곳 런던의 시계탑, 북대서양의 이동학원 방황의 바다, 이집트의 아틀라스산.
어느 곳도 학원의 규모적으론 비슷하지만, 현재, 마술협회라고 하면 시계탑 그 자체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신대의 마술이야말로 지고, 서력 이후의 마술 따위 어린애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시계탑과 냉전상태에 있는 방황의 바다.
애초에 외부와는 교섭하지 않고, 빛 조차 누출하지 않는다고 하는 "살아있는 나락" 거인의 움막 아틀라스원.
이 둘에 소속된다는 일은 시대에 뒤쳐진다는 것이다.
누구나 좋아서 과거의 유물이 되려곤 생각치 않는다. 결과, 서구 유럽권의 마술사들의 9할이 시계탑에 소속되게 되었다.
이 세력차는 이젠 무슨 일이 있어도 뒤엎을 수 없다. 시계탑이 마술세계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곧, 이 별에 있어서 마술세계의 종언을 의미하겠지.
그런 시계탑도, 요 몇세기동안 로드들의 이념 차이로 두 세력으로 나뉘어, 내분 직전이라고 한다.
「뭐, 머리가 바뀔 뿐이라면 불평은 없지만. 이러쿵 저러쿵 말해도 여기, 연구자한테 있어선 이상적인 환경이고」
시대착오적인 방황의 바다와 비교하면, 여기는 새로운 학설로 넘치고 있다. 내게 있어선 지금도 낭만과 신비로 가득찬 보물상자다.
하나로 마술협회라고 말해도 인상은 사람 제각각.
협회에 소속되지 않는 프리랜서가 보기엔 내부투쟁에 열중하는 권위집단이며, 장래를 꿈꾸는 마술사 견습이 보기엔 연구와 출세를 이룰 수 있는 동경하는 학원도시이며, 연구에 몰두하는 고참이 보기엔 설비를 공유할 수 있어 도움 될 정도의, 흔해빠진 일상이다.

「어이쿠, 여기였지 여기. 미스터 플라우로스의 연구동. 변함없이 장 정비된 멋진 정원이네…… 랄까, 어라? 잘 정비되어 있어……?」

즉, 살고 있는 인간이 있다……?
문에는 "방문객은 월말까지 사절"이란 표찰.
저택은 높은 철책으로 둘러쌓여있다.
나는 손에 든 가방을 철책 건너편으로 던져 넣고, 화려한 스텝으로 저택의 중정으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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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야근 야근
그러니까 시계탑을 올리는 날.
근데 오늘 분량은 좀 적은듯.
쉬어가는 파트라 그런건가.
다음 분량이 터무니 없이 많아보이긴 했는데.
이제 내일 올릴 량이 없단게 문젠데



덧글

  • 사피르 2014/08/02 12:19 # 답글

    흠. 아마도 시간대가 5차 성배전쟁이 끝난 후인 것 같네요...
    잠깐 엘멜로이가 잠시나마 몰락한건 4차 이후고 그 사이에 웨이버땜시 다시 살아났건데.... 광석학과는 린이 들어갔던 곳이고....
    뭐지 버섯구멍인가
  • 더스크 2014/08/02 22:54 #

    뭐지...
  • Megane 2014/08/02 23:01 #

    버섯구멍이면 역시 아소꼬...(철컹!!)
  • 사피르 2014/08/03 01:33 #

    웨이버가 로드 엘멜로이의 문서를 모두 정리하여 다시 살려낸건 4차 이후 십년, 즉 5차가 시작했을 즈음이나 시작했을 때, 아님 막 끝날 때이고, 그렇다면 시로랑 린이 아직 졸업한건 아니고, 린이 졸업해서 시계탑을 간 거인데 저땐 아직 안갔으니깐....
    그냥 톱이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묘하네요
  • 더스크 2014/08/03 23:44 #

    간단히 생각해보면
    톱이 바뀌었다는 표현은 로드가 바뀌었다는 표현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 없는듯
  • 비로그인2 2014/08/02 14:14 # 삭제 답글

    뭘 어떻게 봐도 토우코네요. 로드 엘멜로이 2세 등장도 기대할 수 있을까나...
  • 더스크 2014/08/02 22:54 #

    엘멜 2세는 나올지 모르겠네요
  • Megane 2014/08/02 14:22 # 답글

    쉬어가면서 천천히 하세요. ^^
  • 더스크 2014/08/02 22:54 #

    넵 ㅎㅎ
  • 화이팅!! 2014/08/03 02:58 # 삭제 답글

    더운데 고생이 믾으시네요... 에어컨이 있어서 괜찮지만 숙소는 그런거 없을듯한 느낌!

    페이트 시리즈는, 그게, 그러니까. 라이트한 에로게임?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네요. AG나 클라나드나 다 그렇지만..

  • 더스크 2014/08/03 23:44 #

    읽다 보면 내용은 라이트하지 않지만요;ㅋ
  • 자와 2014/09/09 11:48 # 삭제 답글

    4장을 번역해주시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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