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MOON 단편> 2015년의 시계탑 -4- by 더스크

04 라이놀 그시온의 기록
――――마술사의 일생이란, 미래에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상쾌한 오전의 연구실.
라이놀 그시온은 오늘도 변함없이 마음 먹은대로 시간을 소비해, 승리의 휘파람을 불면서 돌아왔다.
노트북을 올려놓은 책상과, 맥주가 가득찬 냉장고와, 침대 대신으로 쓰고 있는 대형 소파. 방에 있는 것은 그것 뿐. 그 심플함은 연구실이라기보다 생활감이 느껴지지 않는 모델 룸을 연상시킨다.
라이놀은 이 저택에 소속되어 있는 연구자다.
남성. 독일 국적. 아리아계. 마른몸이지만 키가 크고, 그 행동거지는 부분부분 거칠다.
남성적인 표정이나 언동에서, 그를 연구동의 경호원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무리는 아닌것이, 라이놀은 어쨌건 호전적이고 행동적인 마술사였다.
서쪽에 새로운 마술이론이 고찰되었다고 들으면 달려나가, 그 발안자에게 승부를 건다.
동쪽에 새로운 지맥변동이 있었다고 들으면 달려나가, 그 사용권을 걸고 싸움을 건다.
"너희들한테 그 자원은 아까워."
그 한마디로 사람의 성과물을 잽싸게 빼앗는 점에서, 시계탑에선 이권 마피아다 배금마술사다 라고 비난을 받고 있다.
그건 완전한 오해로 라이놀의 진심은 다른 곳에 있지만, 그건 타인에겐 이해받기 어려웠다.
사실, 어째서 타인이 이득보는 이야기를 쳐부수고, 그걸 합법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지, 라이놀 자신도 설명할 수 없다. 분명 죽어도 모르겠지, 라는 확신마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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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까, 미래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전통 보호다 현상 유지다 답답해서 해먹질 못하겠네. 돈이란 놈은 미래에 대해서 베팅하는 걸텐데」

욕지거리를 뱉으면서 냉장고를 열어, 맥주병에 손을 뻗어, 한입에 맛있단듯 넘긴다.
하룻밤에 걸친 거친 일에 대한 보수치고는 소소한 것이지만, 그에게 이걸로도 충분한 소비였다. 그에게 있어서 "현재"에 거는 코스트는 싸면 쌀수록 좋다.
돈에 극성맞게, 밖으로 흩뿌리는 지출은 크게, 하지만 자신을 위한 사치는 거의 없음.
대성한 마술사는 대부분이 기인(奇人)이라고 하지만, 라이놀 그시온도 그 중 한사람이다.
그는 근면한 마술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생활은 궤도 없는 청춘 그 자체였다.
불량배라 야유당하는 것에 기인하는가, 덕분에 비지니스 파트너는 많지만, 친구는 한명도 없다,

「아니, 필요 없거든. 외톨이 아니거든. 애초에 친구로 사귀고 싶은 인간 따위 한명도――――」

살풍경한 방에서, 아니, 있었네, 라고 라이놀은 정정했다.
그의 라이프워크에 흥미를 가지고, 이해를 보인 차를 즐기던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극동 섬나라의 마술사.
사람의 나쁜 성격엔 퇴짜를 놓으면서, 마음 속으론 믿고 있던 호인이.
가방 하나로 협회에 싸움을 걸고, 유성처럼 빛나는 머리를 흩날리며, 이 별에서 제일가는 센척을 입에 담은 여자가, 그의 기억엔 확실히 있었던 것이다.
「랄까 그여자, 몸부터 치사하다고. 그런 주제에 처녀라니 레알 웃기지. 왜 엑스레이티드(Xrated,성인등급) 안한거냐고 항의할거야, 나라면」
욕지거리를 내뱉는 라이놀의 입가는 웃고 있었다. 사명감에 끌려다니는 라이놀에게 있어선 거의 없는, 좋은 기억이었던 거겠지.
『어서오십시오 관장. 오늘 아침도 아침에 돌아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바로, 광석과에서 청구서와 사죄요구가 도착해 있습니다. 지난 날, 관장이 파괴한 발굴설비에 대해서 해명을 요구한다, 라고』
연구실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늠름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린다.
목소리는 라이놀의 비서겸 시중의 것이다.
「진짜냐. 뒷문으로 몰래 돌아왔는데 어떻게 아는거냐고 너는. 그거냐, 감시카메라라도 있는거냐, 여기?」
『거기 냉장고가 열리면 제 책상에 있는 램프가 빛나는 구조입니다만, 뭔가』
그건 머리 좋네, 라고 토해내고, 라이놀은 소파에 등부터 주저 앉았다.
「클레임 대응은 네놈의 일이잖냐. 뭘 위한 비서냔 얘기지. 알겠냐, 나는 잔다. 오늘이야말로 잔다. 이래저래 일주일……아니, 이주? 아니 기다려, 삼준가? 어쨌든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만족스럽게 자질 못했다고. 기적적으로 두시간의 빈 시간이 생겼으니까, 지금 정돈 꿈속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해달라고」
『하아. 하지만, 오늘만큼은 저쪽도 진심으로 화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섭은 제가 한다고 쳐도, 적어도 얼굴 정도는 비추시는 편이 좋은게 아닐까요? 최저한의 성의로서』
「납치한 애들을 노동력으로 삼은 놈들한테 보여줄 성의 따위 없다고.
됐어, 평소의 그거로 해둬. 선부 비서가 한 일입니다. 로 돌려두면 잘 넘어갈거라니까?」
『그렇군요, 처음 들었습니다.
그럼 그 방향으로 대처하겠습니다. 제 단독행동이란 거라면, 관장이 옆에서 가로챈……아뇨, 획득한 예장은 제 관리하에 놓입니다만, 괜찮으십니까?』
「됐어, 됐어. 필요한 건 벌써 보냈어. 남은 건 너한테 주지. 그럼 나는 잘테니까. 평소 시간에 일어날테니까, 그 타이밍에 차나 내달라고. 특기인 지옥 같은 파이도 같이」
『알겠습니다. 천국처럼 달콤한 파이말이죠』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단절된다.
라이놀은 사뭇 귀찮단듯 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우주에 있는 듯한 무중력 상태. 혹은 중력의 중심으로 떨어지는 제트코스터.
어느쪽이건 비슷한 것이지만, 그만큼의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그의 의식은 아직까지도 깨어있었다.

「……지친다고. 만족스럽게 잘 수도 없어.
마술사의 일생은 너무 길다고.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자고 있을 틈도 없어. 죽을 때까지 마차의 말처럼 일해야 되는거냐고, 젠장」

라이놀은 체념하고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다음 일에 대비해 책상 앞에 앉았다.
탈칵탈칵 경쾌하게 울리는 키보드 소리.
책상에는 노트북이 한대 있고, 화면엔 막 갱신된 신입생들의 성적(스코어)가 펼쳐져 있었다. 그 안에서 장래성 있는 신인을 발견해, 경력과 현재 상황을 조사해, 원조할 가치가 있는가 검사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시계탑에 있어서,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재능을 헛되게 쓰는 마술사는 산만큼 있다.
그게 신참이라면 더욱 심하고 그들은 항상 후원자를 바라고 있다. 
라이놀은 그런 신입생들에게 과제라 말하며, 풀어야할 문제와, 그걸 위해 필요한 경비를 제공하고 있었다.
요컨데 닥치는대로 자신의 연구과제를 흩뿌리고, 간접적으로 후임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나 제자에 운이 없었던 라이놀은 사회 안에 정보유전(밈)을 풀어놓는 것으로, 자신의 후손을 남기는 선택을 한 것이겠지.
예부터 마술, 마도의 추구에는 돈이 드는 법이라, 부유한 자가 아니었다면 마술사의 문조차 빠져나갈 수 없었지만, 20세기 초반, 그 문제는 다소나마 완화되었다. 12번째 학과로서 현대 마술이 승인된 덕이다.
현대마술은 요 백년에 일어난 마술을 정리해, 넓고 얕게, 보다 일반적인 마술로서 "쓰기 편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학부다.
로드들의 후원자도 승인도 필요 없이, 자유롭게 마술을 말하며, 평가하며, 때로는 영상등도 올리며, 그야말로 현대사회에 적응한 신세대(뉴에이지)들의 필드이다.
"시계탑의 문은 5세대를 거듭한 가계에게만 열린다" 라고 불리던 암묵의 룰은 현대마술과의 성립에 의해 무너졌다.
이리하여 지금까지 들에서 굴러다니던 많은 신참이 시계탑의 문을 두들기고, 마술학원도시는 전성기의 번화함을 되찾았다.
신세대(뉴에이지) 최대의 출세가라고 불리는 엘멜로이 2세가 현대마술의 학부장 자리에 착임한 것도 시류라고 할 수 있겠지.
라곤 해도, "거슬러 올라도 고작 1세기 정도"의 신세대와 "21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명문마술사들의 알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신세대는 어디까지나 노동력이며, 시계탑의 경제를 돌리기 위한 일개미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것이 로드들의 견해다.
라이놀도 그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재능에 귀천은 없다. 마술사에게 있어 우선해야 할 것은 집안이 아니라 명제이다.
자신이 태어난 의무.
자신이 만들어진 의미를 완수한다.
그걸 위해 시계탑이, 그걸 위해 마술사는 존재한다.
역사가 어떻다 혈통이 어떻다, 그런 과거의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 자체가, 마술의 시조에 대한 모독이라고 라이놀 그시온은 느끼고 있다.
「후임을 육성하는 게 마술사의 의무다. 자신의 연구(인생)따위 25년까지면 충분하다고. 여하튼 그게 재능의 피크다. 그 뒤엔 쓰는 만큼 무의미하다고. 인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 미래에 바치는 시간으로 전환해야지」
라이놀이 미래를 우선하게 된 것은, 그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철들었을 무렵부터 미래를 관측하는 것만을 일로 삼아왔다.
과거는 토양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는 한때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마술사는 그저 미래만을 지향해야 한다.
"그런 내가 고고학과에 재적하고 있다는게 웃음거리지. 과거의 유물에 요만큼도 흥미도 없고, 오히려 사라졌으면 할 정돈데.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저기에 있는 계측기를 제일 싸게 쓸 수 있으니까!"
언제부턴가 그게 라이놀의 입버릇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과거를 싫어하는 건, 사실을 아는 것으로 변해버리는게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당신이 미래를 소중히 생각하는 건, 그게 자신의 손으론 바꿀 수 없는 거니까 그런거잖아? 진짜로, 남자는 쓸데없이 로맨티스트라니까"

「―――――――」
조금 전 기억(메모리)의 영향이겠지.
라이놀은 또 입가를 느슨히 풀며, 새로운 투자처를 흥으로 결정해, 인사 메일을 송신한다.
『키다리 아저씨(대디 롱 레그스)의 흉내를 내는 도중, 실례합니다 관장. 지금 괜찮을까요?』
「안괜찮거든, 정오까진 깨우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그래도 돌아오는 거 너무 빠르잖아!」
『택시비도 경비로 해결했으므로. 그건 그렇고, 조금 전부터 로비에서 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관장을 닮은듯한 파렴치한 차림의 여성이기에, 평소처럼 자재창고에서 기다리시게 할까요?』
「여자 손님이라고? 기억에 없는데 어디서 약속한거겠지. 일어나면 상대할테니까, 적당히 빈방으로 보내둬. 최악, 늦잠을 잔다고 해도 해가 떨어지기 전엔 일어날거니까」
『알겠습니다, 나참 평소의 패턴이네요.
만일을 위해 확인한 것 뿐입니다. 그럼――――』
「……잠깐 기다려. 이쪽도 만약을 위해 물어두지. 전에 팬티 한장만 입은 여자한테도 무반응이었던 네놈이 파렴치하다고 말하는 모습은 대체 뭐지? 설마 누디스트란 것도 아닐테고. 이름은?」
『그게 아무래도. 이 명사, 뭐라고 읽는 걸까요. 일본어는 어렵네요』
「일본어라고 알고있는 시점에서 읽고 있는거잖아. 뭘 주저하고 있는거야 네놈은」
『억측입니다만, 미스 아오자키, 라고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당장 관장실로 보내줘. 그게 끝나면 네놈은 화성이라도 가있어, 알겠냐, 적어도 반나절은 돌아오지 말라고!」
라이놀은 부산스럽게 의자에서 일어나, 옆방으로 뛰쳐들어갔다.
철야한 탓에 좀비 같았던 얼굴을 찬물로 씻어내고, 머리를 정리하고, 기억에 의지해 그녀의 취향에 맞는 셔츠를 입는다.
아주 잠깐, 차리레 밖으로 나가서 상하 한 세트를 준비해오는 플랜도 생각했지만, 그 30분만에 그녀는 휙하니 사라질 지도 모른다, 라고 다시 생각했다. 무엇보다 둥실둥실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자유로운 여자다.
결과적으로 산뜻하지 못한 모습으로 복도를 달리게 되었다.
그 얼굴은 몇년 만에 만나는 지인에 대한 긴장과, 흘러넘칠 듯한 기대로 가득차 있었다.
조금 전 기억은 하늘의 계시였던가.
미스 아오자키. 그건 라이놀 그시온에게 있어서 유일한 동지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지극히 레어한 마술사로, 어떤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았지만, 어떤 조직에서도 꺼려하는 자유인이다.
범죄자로서 지명수배된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처리해 이름을 드높이려는 사람은 적지 않다.
사실, 그녀가 시계탑에 방문했을 때,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하게 돌아간 일이 없다.
"두번 다시 이런 우울한 마을엔 다가오지 않을거니까"
그렇게 단호하게 봉인지정 집행부를 파괴하고 벌써 몇년.
이젠 만날 일은 없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녀가 시계탑에 돌아왔다. 그것도 이렇게 자신을 찾아서!
오해하지 않도록 주석을 달아두자면, 라이놀에게 연애 감정은 없다.
있는 건 순수한 정욕이랄까, 이번에야말로 그 여자를 공략해 보이겠다는 기합만이 있을 뿐., 애초에 연애감정따위, 그런 인간다운 것을 취득할 용량, 그는 한참 전에 다 써버렸다.
「여어! 오랜만이다, 변함없이 록하고 있냐 미스 아오자키! 아니, 안봐도 알아, 전보다 분명 록할게 당연하지! 어쨌건 어서와 로크스로트에! 나를 보러 왔다는 건 이게 라스트 찬스라고 자만해도 되는거겠지!?」
라이놀은 노크도 없이 관장실의 문을 열었다.
매일 청소될 뿐이고 사용되지 않는 관장실에는, 늠름한 모습으로 멈춰 선, 20대 전반의 여성이 한명.
그녀는 뒤돌아보며 얼굴에 쓰고 있던 긴 가발을 벗고 라이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녕, 오랜만이네 세이타카 씨.
이제와서 좀 그렇지만 관장 착임 축하해.
그리고 갑자기 미안한데, 여행비가 떨어졌거든 돈 좀 빌려주지 않겠어?」

「랄까, 언니 쪽이잖아 젠자아아앙!!!」
쿵, 하고 나이도 잊고 의자를 차 날리는 40대. 라이놀 그시온이 꿈꾸던 라스트 찬스는, 밤의 장막을 맞이할 것도 없이 사라졌다.


미스 아오자키는 틴에이저 같은 복장이었다.
검은 무늬 없는 롱티셔츠에 가죽 바지.
또 묘한 걸 사용했는지, 갈색이 섞인 흑발은 숏컷으로 돌아가 있다.
라이놀이 이전에 만났을 때부터 몇년은 지났지만, 머리 길이를 제외하면 그녀의 용모는 뭐 하나 변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쓰고 있는 안경의 디자인이, 아주 조금 부드러워진 것 정도겠지.
화장은 최소한으로 줄인 주제에, 배어나는 듯한 색향이 있다.
시계탑 시절부터 미스 아오자키는 그런 여성이었다.
연구벌레로 보이지만 몸가짐에 신경써,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즐긴다. 그게 그녀의 경쾌함, 화려함의 정체겠지.
나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시선을 모아버리는 우아한 나비같다, 라고 라이놀은 한때의 감상을 떠올린다.
그건 십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는, 그리운 기억이었다.
「아니, 잠깐 잠깐 잠깐. 학창시절보다 젊어지지 않았어 댁은? 그 모습은 뭐냐고. 90년대의 히피도 아니고, 너무 자유롭지 않아?」
「그래, 완벽한 변장이지? 여기선 지명수배 중이니까, 이정도로 말도 안되는 차림으로 있어야지」
「……그건가. 20살 지나도 교복으로 접대하는 가게란 녀석인가. 일본은 진짜로 하이기크(high geek)의 소굴이네. 아 안경은 벗지 말라고, 그대로도 충분해. 지쳤다고, 하다못해 말투만큼은 숙녀답게 있어달라고」
「어라, 당신이 보기에, 내 내용물은 숙녀답지 않단 소리?」
「어느 사교계에 스커트의 아래에서 열차포 소환해서 쏴갈기는 숙녀가 있냐고. 댁, 수법이 흡혈귀같아 지지 않았어? 여동생을 본받으라고 여동생을. 싸움 건다고 해도 도수공권으로 해 뒤탈도 없고 말야. 조금은 인간답게 하라고」
「음. 그거랑 비교하면 나는 꽤나 상식적인데」
미스 아오자키는 삐진듯이 입을 비죽 내민다.
실로 자매답게, 그 행위는 라이놀이 기대하던 여동생 쪽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녀들 자매는 정반대되는 삶을 선택했지만, 근저에 있는 인간성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
환상선의 선로 같은 것이라, 지금은 각각 정반대의 위치에 있지만, 애초에 출발점은 같았으며, 목적지도 같겠지.
「그래서, 진지한 얘기, 뭘 꾸미고 있는데?
댁이랑 내가 안맞는 것 정돈 알고 있지? 그건가? 시간 때우기로 서프라이즈 파티라도 꾸며서 내 심장을 멈추러 온거냐? 목적은 내 저금인가?」
「그렇네. 생각치도 못한 매물이 있어서 무심코 지갑끈이 풀려버려서, 돈 한푼 없다는 건 진짜야. 하지만, 놀래켜진 건 이쪽인데 말이지
너, 왜 살아있는거야? 살해당했다고 하니까 어떻게든 꽃이라도 공양하러 온건데, 얘기가 다르잖아?」
「뭐야 그건. 내가 죽었다고, 언제?」
「반년 정도 전. 뒤는 잘부탁해 라고, 편지, 보냈잖아?」
「거야 실수한거겠지. 가령 그렇다고 해도, 왜 댁한테 도움을 청한건데, 내가. 애초에, 임종의 마지막 말이라는 최고의 원거리 무기가 있다면 여동생 쪽한테 쐇을거라고. 댁한테 유언을 남겨봤자 좀비가 되던지 인형의 소재가 될 뿐이잖아」
「―――――― 뭐, 그렇지.
그런데 반년 전, 이 근처에서 사라진 인간이 있다던지, 그런 얘기 못들었어?」
「아니, 없는데. 이런 시원찮은 마을이라도 로크스로트는 내 정원이야. 뭐가 늘고 뭐가 줄었는진 파악하고 있어. 모습을 감춘 놈은 있지만, 살인 사건은 한것도 없다고」
「흐응. 살인은 제로란 말이지」
미스 아오자키는 차가운 눈으로 책상 위에 놓인 체스의 말을 손에 쥐며, 그런 대답을 했다.
「묘한 얘기였지만, 용건은 이걸로 끝이지. 헛된 걸음 수고했어. 댁은 전혀 취향은 아니지만, 내 몸을 염려해서 온거니까, 교통비 정도는 내주지. 아니면 당분간 묵고 갈건가?」
「그건 참 친절하네. 그치만 됐어, 숙박지라면 믿을만한 데가 있고. 빌려줬음 하는건 은신처까지 가솔린 값 정도니까.
그것보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거야, 연구?」

미스 아오자키의 질문에, 라이놀 그시온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묘한 부스럼을 느꼈다.
그녀는 라이놀의 연구에 부정적이고, 언쟁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거라곤 반감뿐이란걸 이해하고 있을 터다.
그런데 어째서, 이제와서 그런 질문을 해오는건가.

「분명 미래를 계측하는 연구, 였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지만, 당신은 좀 생각이 달랐었지」
「아아. 분명 미래예측은 하지만, 그건 좌표를 가늠할 뿐이지.
나는 미래가 필요로 하는 것을 남기지. 그게 물질이건 정보건, 앞에 있는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어쨌든 예측되는 미래도에선, 이거고 저거고 전부 부족하니까. 환경보호 같은 방법으론 도저히 시간에 맞출 수 없어. 보다 적극적으로, 그쪽으로 보내 도착시킬 정도의 기개가 아니여선」
라이놀 그시온은 희소하다고 여겨지는 허수 속성을 가진 마술사다.
간단하며 난폭하게 말하자면, 차원의 틈새에 손을 쑤셔넣는 다이버다.
무(無)가 없다고 여겨지는 허수 공간은 차원 포켓 같은 것이라, 안에 떨어진 것은 공간에도 시간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이 된다.
그는 그 특성을 타임캡슐로 사용했다.
미래에 자신과 같은 허수의 사용자가 있다고 측정해, 미래에 있어서 잃어버린 것, 미래에서 필요로 해지는 것을 계속 보존하고 있다.
「송신 밖에 할 수 없지만, 그것도 시간여행의 하나겠지.
과거는 수신하는 것으로, 미래는 송신하는 것으로 간섭할 수 있어, 였나.
근데 타임패러독스 같은거 생각하지 않아? 애초에 당신이 이 시대에서 보존해버린 게 있으니까 미래에선 잃어버린 거다, 라던지」
「알게 뭐냐. 그래서 이 시대가 끝나 인류사에 공백이 생긴다면 오싹하다고. 나 정도의 노력으론 그런 대단한 일은 못하지만 말야
안심해라, 보내고 있는건 기본적으로 정보다. 나는 인간에게 소비되는 자원을 보내고 있는게 아냐. 문명에 의해 소비되는, 시대가 변하는 것으로 덧칠해지는 "사실"이란 놈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흐응. 뭘 위해서?」
「거야 당연히. 그걸로, 뭔가가 바뀔지도 모르니까,다」
벌레를 씹은듯한 얼굴로 그는 말했다.
뭔가, 라고 추상적으로 말을 하면서도, 미래에 기다리는 종말을 알고 있다는 듯이.
당연하다. 그는 알고 있다. 미래가 어떠한 세계인지를 알고 있다.
라이놀 그시온의 인생은, 그 맹렬한 세계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다.
미래를 계측해, 과거와 현재를 희생해서까지 마술을 번영시킨다.
그것이 라이놀의 존재의의다.
태어난 때부터 확신해온, 그게 올바른가 아닌가 하는 의문조차 떠오르지 않는 천명이다.
「됐으니까 내버려둬. 어차피 남일이잖아. 나는 훗날까지 이어지는 게 보고 싶을 뿐이야. 현재에도 과거에도 흥미는 없어. 어이쿠, 이전처럼 인류가 지금까지 무얼 해왔는가, 어디서 왔는가 하는 설명은 제쳐두라고. 그런거, 나한테 있어선 한줌의 가치도 없어」
「아아. 그런 일도 있었지. 미래 따위 역사가 쌓인 에필로그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했던가, 나」
「어. 그 뒤 엄청 싸웠지. 풀코스의 디저트 같은거잖아? 라고 툭 던지기나 하고. 사람이 진지하게 몰두하는 사업을 바보취급 당하면 화도 나지. 그쪽은 과거에 중점을 두는 천재야. 낡아빠진 마술사 놈들한테 있어선 비너스 같은 거겠지만, 나한테 있어선 이교의 여신이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배제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져. 그러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나가줘」
「? 이교의 여신을 배제한다니, 어디의 종교도 아니고. 왜 그렇게 되는거야?」
「거야, 무심코 빠져서 종교를 바꾸고 싶어지면 곤란하니까. 사십년 가까이 바보 같은 짓을 해왔다고. 이제와서 참인간이라도 되버리면, 그거야말로 진짜로 바보같잖아」
그건 본인의 이질성을 인정한 말이었다.
그런데도 라이놀의 입가는 미소를 띠고 있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즐겁겠지 라고 가정하는, 인간다운 결점이었다.
「당신은 옛날부터, 계속 참인간이었지만 말야. 응 그런거라면 퇴장해야지. 당신이 하는 일은 우리집 바보랑 같을 정도로 무의미한 일이지만, 그런 얼굴을 보여주니 막을 기력도 없어졌어. 편지 일은 잊어도 좋아. 나중에 이쪽에서 대처해 둘테니까」
손가락으로 가지고 놀던 체스말을 책상에 돌려놓고, 미스 아오자키는 학장실을 뒤로하려 걷기 시작했다.
「어이, 기다려. 가솔린 값을 잊었다고. 자, 가져가. 주유소는 제니퍼 가게로 가라고. 서비스 좋으니까」
예상외의 어드바이스에, 그녀는 발을 멈추고 라이놀을 돌아봤다.
통,하는 구두 소리가 어울리는, 십대의 소녀 같은 표정으로.
「그거 어디? 로크스로트에 주유소 같은게 있었어?」
어렌지색의 마술사는 주머니에서 휴대단말을 꺼내 로크스로트의 지도를 표시한다.
「너, 스마트폰 쓰는거냐!?」
「쓰는데? 얼마 전까진 폴더였지만, 이쪽이 다기능이니까 기종 바꿨는데……이상해?」
「그치만 필요 없잖냐, 너정도 레벨이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머릿 속으로 할 수 있지 않냐」
계산이건 통신이건, 휴대단말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처리는 마술회로로 할 수 있다.
문명은 아직도 신비를 구축할 단계엔 이르지 않았다.
테크놀로지는 인간에게서 많은 의무를 떠맡았지만, 이 정도론 아직 부족하다. 적어도 인간 그 자체가 불필요하게 되는 단계가 아니면, 마술이 추월당할 일은 없다.
그런데 고위의 마술사가 될수록 전자기기를 경시, 나아가 경멸하고 있다. 그러한 것에 기대는 것은 미숙한 자라고 공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다.
하지만.
「단말로 용무가 끝난다면, 그 만큼 회로를 다른 용도로 돌릴 수가 있잖아? 지금까지 있었던 기능을 버리는 대신 새로운 능력(시간)을 획득한다. 미래에 리소스를 남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거봐, 그러니까 미운거라고, 너는」
라이놀 그시온은 기억한다.
과거의 가치를 알면서도 주저하지 않고 현대를 우선하는 장점이야말로, 이 자매의 공통점이라고.
「그럼, 안녕. 그 편지는 아니지만, 정말로 살해당하지 않게 조심해」
라이놀은 뒷주머니에서 1파운드 지폐의 다발을 꺼내, 세지도 않고 그녀에게 집어던지곤,
「그런 실수 안한다고. 나는 내 시간을 좋을대로 쓰겠어. ……그래도 뭐, 어디서 원한을 샀을지 모르는게 인생이지. 만약에 당해버리면, 그때야말로 웃어주러 와주면 돼. 남의 삶의 보람을 디저트 취급한 너다. 그정도쯤, 웃어 넘어갈 수 있겠지?」 
그런, 지나간 과거를 입에 담았다.



덧글

  • Megane 2014/10/12 18:54 # 답글

    더스크님 덕분에 잘 즐기고 있습니다. 언제나 수고~ ^^
  • 더스크 2014/10/12 19:21 #

    ㅎㅎㅎ
  • 자와 2014/10/13 09:46 # 삭제 답글

    왔다아아아아앙아아아7아아7ㅏ아7ㅏㅇ7ㅇ!!!!!
    감삼팝니다!!!!
  • 더스크 2014/10/13 16:41 #

    아뇨 아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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