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연금공방~시골에서 시작하는 슬로우 라이프~ #50 그릇으로서의 각성 by 더스크

그릇으로서의 각성


 공방까지 이어지는 길엔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사실이 토오루를 괜히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전부 축제 회장에 모여있다면, 범인은 단독으로 자유롭게 공방을 쓸 수 있다.
 연금로에 리파를 가두고, 몸을 재연성할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렇게되면, 지금 리파의 인격은 죽는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토오루가 문에 손을 대자, 문은 열려있었다.
 빈 문 안쪽을 보고, 토오루는 한순간 말을 잃었다.
 백발의 남자가 한명 쓰러져 있다.
 그리고, 가게 안쪽 의자에 리파가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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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입니다.
본편만 따지면 엔딩 빼고 반.
외전 합치면 대충 반 조금 안되네요.
꾸준히 하면 11월 중에 끝날 예정입니다. 슬슬 다음걸 찾아야 하나.
그건 그렇고 터무니 없는게 튀어나왔네요.
다음화엔 없어질 거 같지만..



「리파 괜찮아!?」
「음, 리파? 아아, 그런가. 이녀석의 이름인가」

 토오루가 외치자, 리파는 상당히 어른스러워진 말투로 자신의 몸을 확인하듯 보며 대답했다.
 너무나 변한 모습에 토오루는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한기를 느껴, 떨리는 목소리로 빌듯 말했다.
 리파의 태생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될 가능성은 있었다.

「마리아가 아니라…… 리파인거지?」
「미안하군. 나는 리파가 아니라, 마리아다」
「윽!?」

 리파의 냉담한 대답에, 토오루는 말문이 막혔다.
 동시에, 다양한 연금술식이 토오루의 머리속을 멤돌아, 리파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한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애송이, 이름은?」

 200살을 넘어서면, 토오루를 애송이 취급해도 어쩔 수 없겠지.
 토오루는 마리아가 리파의 몸을 써 도망치지 않도록, 자극하지 않게 세심의 주의를 기울이며 대답하기로 했다.

「토오루=랑그리프입니다……」
「연금술사냐?」
「……예」
「요컨데, 이 리파의 몸을 원래대로 돌릴 연금술식을 생각하고 있단 느낌인가. 이상한 일이군. 나를 깨우려고 하는 애송이도 있는데, 나를 재우려고 하는 애송이도 있다니. 그대도 무례한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남자처럼 일격에 쓰러트려주지」

 50대 후반의 백발 남성조차 애송 취급하는 마리아는, 토오루의 사고까지 읽고 있는 듯 하다.
 작은 몸에서 어른을 한방에 기절시킬 정도의 힘이 나온다고 하면, 보통은 생각할 수 없다.
 다만, 리파의 몸은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진짜 힘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온갖 상황이 토오루에게 있어 불리해, 싸우려고 해도 리파를 상처입히게 된다.
 지금, 토오루가 할 수 있는 일은 머리를 숙이고 부탁하는 것 밖에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리파의 몸을 돌려주실 순 없으신가요……」
「흠. 그렇게 나왔나. 그럼, 몇갠가 내 질문에 대답해 받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첫번째로, 나는 죽었는가? 내겐 이 애를 구했을 때의 기억까지 밖에 없어서 말이지」
「예.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가. 그렇군. 그래서 본체가 아니라, 그릇의 아이에 붙은 나를 깨운 건가. 크크큭, 여기 쓰러져 있는 남자, 내 배양제를 연성할 정도의 연금술사였지만. 확실히 그리움을 느끼는 냄새였군」

 마리아는 팔짱을 껴고, 귀찮단 듯 머리를 긁었다.

「그럼, 다음 질문이다. 그대, 이녀석의 뭔가?」
「……아버지입니다」
「호오. 이건 또 흥미 깊은 소릴 하는군. 그대, 이 이름도 없는 고아가 왜 그릇의 아이가 되었는지 알고도 말하는 것인가?」

 냉담했던 마리아의 말투에, 조금씩 감정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리아에게 있어서 토오루의 대답은 의외였겠지

「네. 버려진 고아라고 들었습니다」
「왜 버려졌는지는 모르는겐가?」
「네. 자세히는 모릅니다」
「거짓말 하지 마라. 목소리가 굳어졌어」
「……들은 말이므로, 확증이 없었기에」
「상관없다. 말해봐라. 내 생전 소문을 떠올려보면, 왠지 예상은 가니」

 단념한 것처럼 침착하게 말하는 마리아에게, 토오루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불로불사의 연구를 행할 재료로서, 돈이나 약으로 아이를 매입했다고……」
「뭐, 그렇겠지. 참고로, 그 설명. 그대는 어디까지 믿고 있나?」
「……적어도, 불로불사의 연구를 하고 있단 것 까진 믿고 있습니다. 중앙에 보관되어 있던 자료에서 연구 기록을 봤습니다. 그 결과, 200살을 넘었다는 것도 믿고 있습니다」
「크흐흐. 영리한 애송이군. 논점을 흐리는 점이 실로 능숙해」

 입을 손으로 누르며, 마리아는 거만하게 웃고 있다.
 리파의 몸이니까 그나마 귀엽지만, 어른이었다면 꽤 열받는 포즈와 웃음이겠지.

「나는 아이를 재료로 했다는 이야기를 믿었는지 묻고 있다. 거깅에 대가로 금품이나 도구를 지불했는가, 아닌가? 를 말이지」
「아이를 인수했을 때, 약과 도구를 건넸다는 기록은 남아 있습니다. 그 사실은 믿고 있습니다. 당신이 실로 무얼 생각하고 그릇의 아이를 만들었는지 까진 모릅니다만」
「크크크. 좋군. 이렇게 깨워진 보람이 있어, 재밌는 대화를 나눌 수 있군. 뭐, 8할 정도는 사실이다. 다만, 일단 말해두지. 내가 고아를 사들인건, 이녀석들이 전염병에 몸은 살아있지만 뇌는 죽은 뒤였다」

 마리아는 검지로 머리를 가리키며, 툭툭하고 찌르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토오루는 납득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군요……. 역시, 리파의 복사 재능도 당신의 뇌가 원인입니까」
「아아, 그렇다. 거기에, 계약으론 비록 소생해도, 그 아이는 내가 받는걸로 되어 있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어디선가 살아 있기만 해준다면 충분하다고, 울며 부탁해왔지」
「…… 그래서, 왜 당신은 자신의 기억과 능력을, 파묻은 겁니까? 당신정도의 연금술사라면 그런짓 하지 않아도, 구할 수 있었던 생명일 겁니다」
「크크크. 그대도 연금술사의 말단이라면, 자기 머리로 생각해보는건 어떤가. 그것보다, 자신의 대답이 부정되는게 무서운게냐? 이 계집을 내게 빼앗기는게 무서운 것이냐?」

 리파의 머리와 목소리로 부채질 해오는 마리아에게, 토오루는 필사적으로 자제했다
 마리아와의 대화 이외에, 이 궁지를 벗어날 힌트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지금 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않으면, 리파는 토오루 곁에서 사라진다.

「불로불사를 바라신 겁니까? 이렇게 죽은 뒤에도 자신의 의사로 대화를 나누고 있기도 하니……」

 토오루가 지론을 늘어놓자, 마리아는 기가 막힌 것처럼 코로 웃었다.

「핫, 역시 엉덩이가 푸른 애송이구만. 전혀 모르고 있어」
「그럼 왜, 아이들에게 자신을 심은 겁니까?」
「불로불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엣?」

 토오루의 머리는 다양한 의미로 의문으로 가득찼다.
 완전히 정반대였던 마리아의 이유에, 마치 토오루가 오줌을 쌌던 이야기를 하던 때 보였던 수줍은 미소를 마리아에게 보였다.
 마리아가 불로불사를 포기해 아이들에게 자신의 세포나 의지를 남긴 이유도, 웃은 이유도, 토오루는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나만 눈치채지 못했던 걸지도 모르지」
「무슨 소립니까?」
「나는 천애고독이었다. 반려도 있었던 적이 없다. 세계의 이치에 이르려 연구에 몰두한 나날이었지. 다만, 200년 가까이 살아가던 어느날 갑자기 깨달은게다」

 마리아는 의자에서 내려와, 입을 다문채 토오루의 발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토오루의 눈 앞에서 발을 멈추곤, 무언가 깨달은듯한 분위기로 토오루의 머리를 올려다봐왔다.

「역시 불로불사에는 한계가 있다. 몸은 늙어가지. 그런 부분을 기계로 바꿔 가, 마지막엔, 그게 자신의 몸일지, 확신할 수 없었지. 기계가 안되니, 생체 부품으로 바꿔봤지만, 역시 자신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최장이며 최고의 머리를 가진 천재였기에, 도달한 고뇌에 토오루는 숨을 삼켰다.
 정신이 아득해질만한 시간과, 실패의 고통으로 정신이 이상해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기에, 마리아는 고독을 관철한 것이라고 토오루는 직감적으로 이해했다.
 친밀감이나 애정을 안는 사람이 나타나도, 그 사람은 반드시 자신보다 먼저 사라져간다.

「……외롭네요 그건」
「크크크. 애송이, 방금전 평가를 정정하지. 그대, 느끼는 머리는 있군. 그래, 나는 외롭고, 허무해졌다. 그렇기에, 나는 남기고 싶어진 것이야」
「남긴다?」
「아아, 내 의지를 맡겨, 내 의지를 넓혀간다. 내가 살아온 의미를 미래 영겁, 남기고 싶었다. 200년이나 살아온 생물로서의 도리와, 의지의 불사를 실현하는 방법에 이르렀다」

 마리아는 가슴에 오른손을 대곤, 토오루의 가슴에 왼손을 뻗었다.

「나는 말이지. 내 의지를 품는 아이가 갖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너무 오래 살아와서 이미 생물로선 썩은 몸이다. 그렇기에, 죽어가, 일단 생명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인 아이에게, 새로운 인생을 부여하기 위해 그릇의 아이를 만들었다」
「당신은――」
「사람을 도왔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 내 어리광이라 말이지. 오만한 연금술사다운 생각이란 거다」
「그럼, 왜 지금 이렇게 당신의 의지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까?」
「이 애는 내 아이다. 죽어선 곤란하지. 그러니까, 생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내 의지가 나타나도록 세공해뒀다. 온갖 지혜를 사용해, 살아남기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뭐, 이렇게 노려지려고 만든 건 아니니, 실책이었지만. 후~,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실패는 일어나는 법이군. 애송이, 잘 기억해둬라」

 마지막에 엉뚱하게 화풀이를 당한 듯한 토오루는, 한숨을 내쉴 뻔 한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일단, 마리아에게 적의는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만으로도 진보다.
 다만, 토오루으 머리 속에서 마리아가 한 말이 다시 한번 재생되자, 토오루는 당황해 마리아의 어깨를 잡았다.

「저기, 것보다, 지금, 생명의 위기에 이르면 나온다고 말씀하셨는데, 리파의 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어이쿠, 놀래키는게 아니다. 뭐, 약으로 조금 수면 상태가 됐을 뿐이야」
「……다행이다」

 상대가 마리아라는 것도 잊고, 토오루는 리파의 몸을 양손으로 있는 힘껏 껴안았다.

「크크크. 안심하는 건 아직 이르지 않은가 애송이」
「에?」
「누가 그대에게, 이 애를 돌려준다고 말했지?」
「부탁드립니다. 제 소중한 딸이에요」

 토오루는 리파의 몸을 놓치지 않도록 껴안은채, 마리아에게 부탁했다.

「일단, 몸을 놔주지 않겠는가? 도망치진 않을테니」
「알겠습니다……」

 토오루가 팔을 풀자, 마리아는 흐트러진 옷을 바로잡아 바로 토오루를 응시했다
 7살 소녀론 보이지 않는 위압감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알고 싶은게 있다」
「뭔가요?」
「그건 가르쳐 줄 수 없다. 연금로를 빌리지. 배양액으로 활성화 된 내 세포를 억제하는 약을 연성한다. 그걸 마시면 원래대로 리파로 돌아가겠지. 단, 일부러 오늘 밤에 한번 더 각성을 하도록 세공해둘거고, 그대와 리파의 대화는 기억에서 확인하도록 하지. 그 때, 만족가는 대답이 없다면, 이 녀석의 몸을 완전히 돌려받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이해가 빨라서, 고맙군. 방엔 들어오지 말라고? 아아, 그리고 그 남자는 제대로 묶어두어라. 또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모르니」

 마리아는 차가운 시선을 쓰러진 남자에게 향하곤, 몸을 돌려 2층으로 사라졌다.

「리파……」

 마리아는 희대의 천재다
 한다고 한 말은 절대로 지키는 상대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대해 토오루는 불가사의한 신뢰감이 느껴졌다.
 말하자면, 동류로서의 직감이다

「내 아이……라」

 생명을 건넨 부모로서 책임을 다한다. 마리아의 마음이 그런 것이기를 토오루는 바랬다.



덧글

  • 대나무 꽃 2015/10/16 19:40 # 삭제 답글

    에.... 재밌어? ....
  • 더스크 2015/10/16 23:39 #

    당연히 재밌지
  • Excelsior 2015/10/16 19:56 # 답글

    2장도 거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군요.
    3장은 '연금술사, 딸을 학교에 보내다' 되겠습니다.
  • 더스크 2015/10/16 23:39 #

    그만둬 네타는 그만둬 ㅋ
  • Excelsior 2015/10/17 16:42 #

    에이, 3장 제목일 뿐인데.
  • 한강물벼룩 2015/10/16 19:56 # 삭제 답글

    마지막에 누구랑 결혼할지 궁금 ㅇㅅㅇ
  • 더스크 2015/10/16 23:39 #

    멀티 엔딩이라 셋다 나옴..;;
  • 익명2 2015/10/16 20:39 # 답글

    리파의 몸으로 성인남자를 제압했다고!? 마리아 강해!
  • 더스크 2015/10/16 23:39 #

    리파의 몸에 한계란 없다
  • 메가라임 2015/10/16 22:56 # 답글

    다행히도... 리파는 그래도 잘 살아갈 수 있을것 같은!!아아 다행이다
  • 더스크 2015/10/16 23:39 #

    잘됐네 잘됐어
  • Megane 2015/10/17 02:05 # 답글

    이럴때 의미없이 외쳐봅니다. 키잡!! 키잡!! (잡혀간다)
  • 더스크 2015/10/17 09:47 #

    키잡 키잡!
  • Cromwell 2015/10/17 11:47 # 삭제 답글

    순간 저번 화와의 연결이 되지 않아서 저번 화를 다시 읽었습니다

    자까님... 극적인 전개는 초반에 넣지 말아주십쇼... 으앙
  • 더스크 2015/10/17 14:52 #

    망했어 그런건 있을 수 없어
  • 흰토끼 2015/10/17 15:16 # 삭제 답글

    마리아 : 어머니 / 토울 : 아버지.
  • 더스크 2015/10/17 15:40 #

    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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