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미야 하루히의 미소 7장-2 by 더스크

병실을 나온 우리들은 평소의 공원으로 이동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희미하게나마 눈치 채고 있던 일이, 확실히 현실이 된 것을 깨달았다.
하루히가 소생한 기쁨을 하루히와 나눌 수 있는 건, 조금 전 내 눈 앞에 있던 나이며, 이 내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나는 하루히와 농담을 주고받는 일도 서로 안는 일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다시 하루히와의 생활을 되찾는 방법은 없는 건가?
그리고 나는 과거의 사건 중 하나를 떠올렸다.
이 상황은 잘 생각해보면 이전 나가토가 세계를 개변했을 때와 같지 않은가?
내가 아사쿠라의 나이프에 의해 찔렸을 때, 그 시간평면 상에선 찔렸던 나, 미래에서 세계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찾아온 나, 그 이전에 또 한명의 내가 있었을 터다.
앞으로 일어날 일도 모르고, 자택의 침대에서 평소처럼 푹 자고 있던 내가.
그 뒤, 미래의 나가토에 의해 세계가 재개변 되었다고 해도, 그녀석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을 터다.
그럼 찔린 나는, 잠들고 있던 나와 언제 바뀌는 거지?
그 때와 같은 것을 하면, 이번엔 이 나와 또 한명의 내가 바뀌는 게 아닐까?
나가토는 천천히 고갤 저었다.
「그 때는 폭주한 나에 의해 개변된 3일간을 남기고, 탈출  프로그램 기동 직후에서 세계를 재개변했어. 당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가공의 3일간의 기억을 부여」
그런가. 즉, 그 때 잠들어 있던 나는 그 후, 아사쿠라에게 찔린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개변된 세계에 혼란해 하면서도 3일 후의 저녁에 어떻게 탈출 프로그램을 기동해, 당시에서 3일 전의 칠석ㅇ으로 이동했단 건가.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세계는 변해, 찔린 나는 저녁의 병원 침대에서 눈을 떴다는 거다.
『일단 폭주한 내게 세계를 개변시키게 두고, 그 뒤로 수정 프로그램을 투입,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탈출 프로그램을 기동시키는 역사는 발생하지 않아』
당시 나가토의 말의 의미를, 나는 지금이 돼서야 겨우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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햣하 나가토 엔딩이다
이제 남은 건 에필로그 뿐입니다.
무슨 내용이 될진 모르겠지만
언넝 언넝 끝내고 다른거 해야지

그렇다면, 이번 역사 개변은 그것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지금 나는 하루히가 죽는 것에 의해 TPDD를 얻어 과거로 날았다. 하루히가 죽었다는 역사가 있어야만 처음으로 이 내가 존재한다.
그리고 하루히가 죽지 않는 역사에서의 나, 즉 방금 전 눈앞에 있던 나는, TPDD를 얻는 일도 없이 그 생애를 하루히와 함께 보낸다.
즉, 이 역사에선 내가 있을 곳이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나가토, 네 힘으로 어떻게든 안 되는 거야?」
「지금 내겐 그럴 힘은 없어. 나는 이미 정보통합사념체와는 결별하고 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능력도 이미 잃어서 사용 할 수 없어. 유일하게 남겨진 수단은, 한 번 더 당신을 죽여서 당신이 뒤바뀌는 것」

눈앞이 새카매졌다.
그 녀석은 나 자신이다. 내가 가장 바라던, 하루히와의 평온한 생활을 보내는, 행복으로 가득한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루히의 병으로 누구보다도 속을 썩이고, 하루히의 회복을 누구보다도 바라던, 고작 2년 전의 나인 거다.
그런 나를, 이 내가 죽인다는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나는 절망하고 있었다. 이걸로 정말로 하루히와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니.
「이렇게 되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스즈미야 하루히를 살리기 위해선, 다른 방법은 없었어.」
다시금 나는 아사히나 씨나 나가토가 말하던 대가에 의미를 알았다.
나는 하루히를 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인생도 앞으로의 인생도 전부 버리지 않으면 안됐다는 것이다.
이럴 거라면 대가가 내 목숨이었던 쪽이 어지간히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 거냐?
내겐 이미 살아갈 목적이 보이지 않게 됐다.
「……이제 당장에라도 사라지고 싶은 기분이야」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입으로 나오고 있었다.

당분간 머리를 감싸 쥐고 있던 나는, 강한 의사가 담겨진 무언을 눈치 챘다.
나가토가 올곧은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 눈동자에, 명백한 비난의 색이 떠올라 있었다.
「나도 당신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나가토는 눈을 감고 말했다.
「자신을 지운다고 말하지 말아줘」
나는 멍해졌다. 이건 내가 나가토에게 했던 말이 아닌가.
나가토는 지금 내게, 그 때 자신의 모습을 겹쳐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가토는, 망설이면서도, 하지만 확실하게 내게 말했다.
「이런 건 말해선 안 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스즈미야 하루히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된 당신이라는 존재를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
이 말을 듣고, 나는 겨우 나가토의 마음을 확실히 확신했다. 나는 정말로 바보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나가토에 대한 내 행동에 대해 기가 막히고, 후회해, 그리고 질책했다.

――너는 나가토한테 뭐라고 한거냐?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니 두 번 다시 말하지 말라고, 라고?

――너는 나가토랑 약속한 게 아니었냐?
내가 너를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라고.

――네가 고등학생 때 생각하던 건 거짓말인거냐?
나가토와의 약속이라면 나는 죽어도 지킬 생각이야.

내게 살아가는 것을 방폐할 자격 따위, 어디에도 없다.
자신과 하루히의 일에 급급해서, 나는 이렇게 중요한 약속조차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가토의 마음은 생각하지도 않고서.
나가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무런 보답도 요구하지 않고 나를 위해서 힘써주었다.
나는 셀 수 없을 만큼 나가토에게 구해져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하루히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리고 한번은 나를 위해서 그 목숨을 버리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내 남은 인생은, 전부 나가토를 위해서 써야하는 게 아닐까.
아니, 그래도 완전히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만큼의 일을 나가토는 내게 해준 것이다.

「하나 부탁이 있어」
나는 결심하고 말했다.
「내 기억을 지우는 건 가능해? 내 하루히에 대한 연애감정만을 전부」
눈을 감은 나가토가 조용하게 부정했다.
「내겐 이미 기억개변 능력은 없어」
잠시 동안의 침묵
「그래도……」
나가토는 망설이며, 이렇게 말했다.
「연애감정을 변화시키는 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나는 나가토를 보며 선언했다.
「망설일 필요 없어. 있는 힘껏, 성대하게 해치워버려」
앞으로 자신의 몸에 일어날 무언가에 대해서, 나는 각오하고 눈을 감았다.
나는 격통과 함께 의식을 잃어버리게 될까.
아니면 갑자기 머릿속이 조작되어, 무언가 변해버리는 걸까.

……준비하고 있던 내 입가에, 당돌하게, 부드럽고 따뜻한 것이 닿았다.
예상 밖의 사건에, 두려워하며 열린 내 눈은, 한층 더 크게 뜨여지게 되었다.

눈을 감은 나가토의 입술이, 내 입술에 요령 없이 꽉 눌려지고 있었다.

나는 잠시 동안의 방심 후, 천천히, 다시금 눈을 감고,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과연, 확실히 이건 연애감정의 변화로선 효과적일지도 몰라――

살아가는 것을 결심한 나는, 하루히의 고등학교 졸업식과 함께 행해진 기관의 해산 파티에 출석했다.
신세진 사람들, 그리고 이제 만나지 못하게 될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 돌아왔습니다.」
졸업식 후, SOS단 해산식 회장에서 달려온 코이즈미가 성대한 박수로 환영받으며, 그와 동시에 파티는 개시되었다.
그건 SOS단 해산식에 뒤지지도 앞서지도 않으며, 대단하게 성황이었다. 회장 전체가 항상 웃음과 눈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루히에 의한 지극히 불합리한 수많은 시련에 대해, 6년이나 고생을 함께 한 동료들이 모여 있는 거니까,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축하주를 마시는 모리 씨.
조용히 우는 신카와 씨, 얼싸안아 기쁨을 표현하는 타마루 씨 형제
다른 능력자들에게 둘러싸여, 의외로 크게 우는 코이즈미.
내가 기관에 관련된 것은 실질적으론 순간이었지만, 그만한 추억은 있다. 간접적으로 전해져 온 고등학생 시절의 일도 있다. 내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기관의 대부분의 멤버는, 내가 어떤 입장의 인물인지 몰랐지만, 그건 그것대로 고마웠다. 이제 와서 창설자라고 소개 받아도, 인사 같은 거 받아도 귀찮을 뿐이니까.
나는 회장의 한쪽 구석에서 파티의 행방을 지켜보는 츠루야 가 당주에게 인사하러 향했다.
「신세졌습니다. 다시금 인사드립니다. 덕분에 무사히 역할을 마쳤습니다.」
나는 마음 속 깊이 감사를 담아 최대한의 예를 표현했다. 내 역사 개변 전부는, 당주가 있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본인을 앞에 두고 감사의 말을 전하는 건 마지막이 된다. 당주는 이 3년 후, 갑작스런 병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쪽이야말로, 즐거운 한때를 제공해주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내킨다면 언제든 당가로 찾아와 주십시오. 딸애도 당신이 오는걸.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당주는 호쾌하게 웃었다. 이 사람과 만나게 해준 운명에, 나는 마음속으로 감사했다.

나는 그 4년과 반년 후, 즉 하루히가 부활하고 나서 얼마 후의 시공으로 돌아가, 츠루야 씨를 만나러 갔다.
「오랜만이네요 츠루야 씨」
「존 오빠, 오랜만! 아니, 쿈 군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까?」
「예에,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오늘은 선대랑 츠루야 씨한테 인사나 할까 해서요」
나는 당주의 장례식 때 방문하지 못했다. 옛날의 나나 하루히와 대면할 수도 없었기에.
당주의 생전 초상을 향해, 손을 모았다. 그 때는 말하지 못했지만, 겨우 전부 끝났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전부 당신 덕분입니다.
「선대랑 츠루야 씨껜 정말로 신세졌습니다. 뭐라 답례를 하면 좋을지. 제게 가능한 거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뭣하면 미래의 아이템이라도 사올까요?」
「됐다구 됐다구. 나도 존한텐 잔뜩 신세 졌으니까. 그런데, 앞으론 어쩔 생각이야?」
「예, 실은 조금 역사가 비틀려 버려서요. 이 시대에 있는, 츠루야 씨와 같은 시간을 보낸 저와, 지금 여기 있는 저는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건 왠지 모르게 느끼고 있었어. 쿈 군이랑 존 오빠는 같으면서도 어딘가 같지 않다고」
「앞으로 저는 조금 미래로 가려고 합니다. 이 시대엔 살아가기에 이러니저러니 불편이 많아서요. 이 시대의 다른 곳에서 살아도 괜찮겠지만, 다른 시대의 이곳이란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싶어서요.」
「그렇구나. 드디어 작별인가」
「저도 서운하긴 합니다만. 이 시대에 남아 있는 또 한명의 저와 하루히를 잘 부탁드립니다.」
「아하하, 맡겨두라고」
츠루야 씨는 내가 잘 아는 그 미소로 대답해 주었다.
「그건 그렇고 신기하네. 중학생인 내 앞에 나타난 존 오빠랑, 고등학교 후배로서 키타고에서 재회한다니. 존이 설마 연하의 남자애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그리고 츠루야 씨는 내게 생각지도 못한 것을 고했다.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나는 꽤 존 좋아했다고. 으응, 솔직히 말하면 첫사랑이었어. 맺어지지 않을 운명이란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상상도 못했던 고백에 나는 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존에 대해서. 쿈 군은 아닌걸. 나, 연상이 취향이니까」
츠루야 씨의 눈동자에 눈물이 맺혀있다. 나는 또 츠루야 씨를 울려 버린 건가?
「모처럼 이니까, 그럼 하나만 어리광 부리게 해줘」
그렇게 말한 츠루야 씨는 갑자기 내게 키스를 했다.
「미래에서도 잘 지내라고. 나는 존 절대로 안 잊을 테니까」
완전히 당황하고 있던 나는 겨우 「고맙습니다.」라고만 할 수 있었다.
츠루야 씨도 부디 행복하시길. 나는 앞으로의 인생, 나가토와 함께 츠루야 가를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뒤로 얼마가 지난 어느 날, 미래로의 이동 준비로 이것저것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나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 말을 걸어졌다.
「오랜만이네. 꽤 찾았다고」
그녀석의 미소를 보고, 나는 몸에서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건, 사라졌을 터인 아사쿠라 료코였다.
「너, 어떻게……」
그 이상은 말로 나오지 않았다.
「당신한텐 쭉 인사를 하고 싶었어. 민폐였을까?」
인사로 아미 나이프라니 필요 없어.
「안심해. 이제 덮치거나 하진 않을 테니까」
아사쿠라가 장소를 바꾸자고 제안해, 우리들은 근처의 찻집으로 들어갔다.
이런 이런 이다. 아사쿠라랑 찻집에서 차라고?
자리에 앉은 아사쿠라는 옛날을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때 나가토 씨에 의해 내 육체는 소멸했지만, 내 의식은 정보통합사념체로 돌아간 거야. 그리고 그 두 번째 정보폭발의 날, 나는 다른 의식과 함께 감정의 분류를 경험했어. 정보통합사념체는 그 날 이후 완전히 변했어. 지금 살아남은 의식은 적어. 내가 지금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건 스즈미야 씨나 나가토 씨, 그리고 당신 덕분. 당신들이 내게 미리 감정을 싹ㄷ트게 해준 덕분에, 나는 그 감정의 분류를 이겨낼 수 있었어」
「그 덕분에 나는 두 번이나 살해당할 뻔 하고, 실제로 한번은 죽었다만」
「부탁이야. 그건 이제 말하지 말아줘」
한쪽 눈을 감고 양손을 맞대는 아사쿠라를 보고, 나는 솔직히 실언을 사과했다.
「나가토 씨가 그 폐쇄공간에서 말한 대로, 인간이 가진 감정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영향은 막대했어. 그리고 정보통합사념체는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얻었어. 그걸 자립진화의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그건 아마 그럴지도 몰라」

아사쿠라는 주문한 아이스 레몬 티를 빨대로 사랑스럽단 듯 마셨다.
「지금 나는 말이야, 매일이 즐거워. 이 앞으로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두근두근 거려. 나는 앞으로 자기가 바라던 걸 스스로 찾으며 살아갈 거야. 감정과 함께. 이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아, 그 말대로 라고 생각해. 인간은 항상 그렇게 살아왔어」
「그러네. 그 때 내겐 상상도 할 수 없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나는 확실히 스즈미야 씨나 나가토 씨한테 질투했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 나름대로」
아사쿠라는 그렇게 말하고 웃은 뒤,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며 내게 말했다.
「정보통합사념체 안에선, 지금 상황을 자립진화의 길이라고 받아들인 의식이 대다수야. 그래도 말이야, 일부 의식은 인류, 특히 당신과 나가토 씨, 스즈미야 씨에 대해서 아직도 원한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조심해. 그 장치가 있으면 당신과 나가토 씨는 아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스즈미야 씨랑 또 한명의 당신에 대해선 내게 맡겨줘. 내가 그들을 멀리서나마 지켜 보일 테니까. 이건 내, 당신에 대한 작은 보은. 나는 그걸 당신한테 전하고 싶었어.」
그리고 아사쿠라는 원래의 미소로 돌아왔다.
「나가토 씨랑 만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잘 부탁한다고 전해줘」
우리들은 찻집을 나와,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전에도 작별의 말을 했었지만, 이번엔 진심으로 말할게」
아사쿠라는 그 때처럼, 그리고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미소로 말했다.
「나가토 씨랑 행복하길」
그렇게 말한 아사쿠라는 내게 다가와, 아니나 다를까 내 뺨에 키스했다.
「일단 말해두는데, 이건 나가토 씨에 대한 비꼼이니까. 그럼」
왠지 요즘 다들 나한테 키스를 해준다.
이게 나가토한테 알려지면, 내 말은 당분간 들어주지도 않겠지만. 참고로, 츠루야 씨 때는 3일간이었다.
그리고 이건 반드시 나가토가 알게 된다. 내가 나가토에게 뭘 숨길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이번엔 며칠이나 걸릴까, 그런 걸 생각하며 나는 아사쿠라의 뒷모습에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조금 망설였지만, 코이즈미와 만나기로 했다.
코이즈미와는 기관의 해산 파티 때 조금 이야기를 나눴지만, 역시 이건 전부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런 걸로,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내가 기관의 두목이다」
「꽤나 새삼스럽네요.」
그렇게 말한 코이즈미는 평소의 미소를 내게 향했다.
「너는 언제부터 눈치 채고 있었던 거냐?」
「그건 뭐, 방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죠. 당신에겐 다른 사람에겐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으니까요」
이런 이런 나참.
「해산식 때도 말했습니다만, 당신에겐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같은 나이야. 그런 말투는 그만둬줘」
「아뇨, 기관의 창설자인 당신에겐 그건 무리입니다. 설령 당신의 명령이라고 해도」
「그럼, 적어도 또 한명의 내겐 지금까지처럼 반말로 어울려 달라고」
「그건 앞으로도 그렇겠죠. 저쪽의 당신과는 친구관계니까요. 그리고 저는 저쪽의 그에겐 신세지고 있으니까요. 아뇨, 나참이란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신세졌습니다만」
「그렇게 배려할  필요 없어. 저쪽의 나는 동일인물이긴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야. 그리고 알고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만, 하루히와 또 한명의 내겐, 나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줘. 그 녀석들한텐 괜히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그건 물론입니다. 쓸데없이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니까요」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불러줘. 라고 말해도 너한텐 나한테 연락할 방법이 없나. 내가 곤란해 하는 너를 발견하면 바로 도와주러 오지. 조금 가는 게 늦어질지도 모르지만, 그건 내 시간 축에서 늦어질 뿐이지, 네 시간 축에선 핀 포인트로 가주겠어」
「고맙습니다. 그 때는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본심을 전했다.
「지금까지 고생한 만큼, 행복해져라」
코이즈미는 내 감사의 말을 듣고, 눈물을 머금었다. 나도 눈물짓고 있었다.
근데 부탁이니까 너는 키스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나가토는 화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말하는 나가토와 함께, 우리들은 그 도서관으로 발을 옮겼다.떠올려보면,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다.
하루히에게 휘둘리기만 한 고등학교 생활.
하루히와 함께 인생을 걸어 나간 수년간.
그리고 하루히를 구하기 위해 초능력자의 기관을 만들어, 미래로 날아, 역사를 개변한 나날.
내 지금까지의 인생은 행복했던 걸까?
그런 건 이제 와서 물을 필요도 없다. 보통 인간은 결코 체험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낸 거다. 불평불만 같은걸 말하면 천벌 받는다.
고등학생 시절의 나도 생각하지 않았던가. 이런 재밌는 인생을 제공해준 하루히에게 감사한다, 고.
하루히와 떨어지게 된 건 솔직히 지금도 응어리가 남아있지만, 그거에 대해선 또 한명의 내가 나를 대신해 행복을 만끽하면 된다 분명.
독서에 집중하고 있는 나가토의 옆에서, 나는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
문뜩 우리들의 등 뒤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본 나는 다음 순간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명백히 놀라, 그걸 가다듬을 여유 따위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거기에 서 있던 건, 틀림없이 스즈미야 하루히였다.

큰일 났다. 하루히는 나가토를 발견하고 여기에 온 걸까.
생각해라. 이 상황에서 어떻게 도망치면 될지. 설마 나를 눈치 챈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나가토는 잘 얼버무릴 수 있을까.
나가토를 봤다. 나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 아니 그 표현은 올바르지 않다. 입을 다무는 거야 말로 나가토의 기본 모드다.
에잇,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자 어떻게 하지.
그런 내 낭패를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히는 나를 더 혼란시키는 소릴 태연히 한 것이다.
그것도 나가토가 아니라 나를 향해서.

「머리 기른 너도 꽤 괜찮잖아. 선글라스도 잘 어울리게 됐는걸.」

나는 신음이라고도 뭐라고도 할 수 없는 소리를 냈다. 하루히와 함께 인생을 걸어가던 나와는 다른, 이 내 존재를 당연히 알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하루히는 거기에 입을 다물고 있는 나를 배려하듯,
「그 때도 말했지만, 너 덕분에 정말로 행복했어. 으응, 물론 지금도 행복해. 당신 같은 사람을 발견해서……. 그 때는 작별의 말이 되어 버렸으니까……. 아무리 해도 한 번 더 전하고 싶었어.」
「하루히……」
나는 그렇게 말하는 게 고작이었다.
「병원 침대 위에서, 계속 꿈을 꾸고 있었어. 네가 나를 구해주는 꿈. 내가 너를 돕는 꿈」
역시 그건 네 짓이었구나. 너는 나를 구할 생각이었지만, 계속 도움 받고 있었던 건가.
새삼스레 생각했다. 역시 너는 굉장한 녀석이야. 시간은커녕 차원까지 넘어서 나를 지켜봐주고 있었어.
「유키」
하루히에게 불린 나가토가, 긴장한 표정으로 하루히를 봤다.
하루히는 부드럽게 눈을 가늘이며, 나가토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건 내가 지금까지 본 하루히의 표정 중에서, 가장 온화하고 가장 깊은, 그런 미소였다.
「계속 유키가 걱정이었지만, 이젠 안심이네. 행복해지라고」
나가토의 눈이 조금 크게 뜨여졌다. 그 눈동자가 물기를 띠고 있다
「이쪽의 쿈을 잘 부탁해」
나가토는 부드럽게 목을 기울여
「……고마워」
그리고 하루히에게 미소로 대답했다.
개변된 세계의 그런 위조품의 미소가 아니다. 진짜 나가토의 진짜 감정이 낳은 거짓 없는 진정한 미소다.
「시간이 없으니까 갈게. 또 한명의 네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걷기 시작한 하루히는 떠올랐단 듯 뒤돌아보며, 검지를 세웠다.
「쿈, 제대로 하라고. 유키를 울리는 짓은 하면 안 돼!」
하루히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도서관 밖으로 떠나갔다.

그건 그렇고, 이별할 때도 시원시원하구나. 그래야 말로 하루히답다. 나는 이전과 다름없는 하루히에게 자연스럽게 얼굴이 풀어졌다.
하루히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그 뒷모습을 배웅하던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의 입술을 겹쳤다.
하루히 덕분에, 결심했다.하루히는 또 한명의 나와 함께, 아사히나 씨가 말한 대로 평온한 인생을 보낸다. 그리고 나와 나가토는 새로운 파란만장한 인생을 걷는다.
그거면 된다. 이 앞의 일은, 앞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렇지, 하루히?

그렇게 우리들은 이 시공과 작별했다.
나는 아직 아사히나 씨를 만나러 간다는 약속을 이루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언젠가 먼 미래에서 그녀와 만날 날이 분명 올 거라고. 그리고 그녀를 만나러 가야할 때는 지금이 아니라고.우리들에겐 아직 앞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남아 있다.



덧글

  • windxellos 2016/02/05 21:54 # 답글

    6-2에서 굳이 두 번째 선택지를 제시할 때 혹시나 했지만 설마 했던 나가토 엔딩이라니. 재미있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더스크 2016/02/06 12:02 #

    결국 두번째랑 세번째는 이어져있는 엔딩이었으니
    선택지는 처음부터 2개 밖에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지만
    여하튼 나가토 엔딩이니 아무래도 좋습니다
  • 아르히 2016/02/06 03:22 # 삭제 답글

    최종보스가 오파츠 하나에 허무하게 가버린 감이 없잖아 있지만 뒤의 스토리 진행이 맘에 드네요 나가토 진엔딩 갓갓
  • 더스크 2016/02/06 12:02 #

    오파츠 ㅉㅉㅁ
  • 남가월가 2016/02/06 07:45 # 답글

    나...나니?
  • 더스크 2016/02/06 12:02 #

    나가토 엔딩이다아아아
  • WeissBlut 2016/02/06 15:45 # 답글

    어…?
  • 더스크 2016/02/06 18:10 #

    이게 참된 엔딩이지
  • 2016/02/10 10:47 # 삭제 답글

    역시 진히로인 나가토!
  • 더스크 2016/02/10 15:22 #

    사스가 진히로인!
  • 마요리 2019/02/10 00:51 # 삭제 답글

    3년 후에나 갑자기 차오른 하루히뽕으로 읽게 됐습니다
    그 동안 눈팅한 세월도 긴데 우째 이걸 지나쳤는지요
    참으로 길었군요
    좋기도 하고...재미있게도 딱 설 앞뒤로 이걸 읽게 되다니 우습기도 하고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긴 글 번역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 하루히를 매듭짓게 해주셔서...물론 이제 몇번이고 다시 묶거서 뜨개질을 할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너무 감사합니다
    즐거운 나날 되시길...
  • 더스크 2019/02/10 14:36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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