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wing] ISLAND(아일랜드) 리뷰 by 더스크


오늘은 잠깐 지난 4월달에 발매된 ISLAND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그리 리뷰 같은 건 잘 하는 편이 아닌데 하다 보니까 맘에 들어서 몇자 적어 봅니다.

제작자는 전작 끝나지 않은 미래로부터로 빅엿을 선사해준 frontwing 입니다.

과거 그리자이아 시리즈를 재밌게 플레이하고 나서 맛본 엿의 맛은 아직도 잊지 못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이번엔 안그러겠지 싶어 플레이 했고.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목도 그렇고 시작 화면에서도 볼 수 있듯. 가벼운 섬생활 미연시인줄 알고 있었습니다만 좋은 의미로 배신당한 작품입니다

이 아래론 네타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주인공 산젠카이 세츠나(가) 입니다. 기억상실증이죠

정신을 차려보니 우연히 흘러들어온 섬에서 벌어지는 일상 촌극이 초반 공통 루트의 주된 내용입니다.

역시 프론트 윙 이라고 해야할까요. 시덥잖은 개그로 사람을 웃겨주는 재주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일상 파트가 지루하면 게임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는 지라

이렇게 개그 가득한 일상 파트는 정말 좋아합니다.

시작부터 던져주는 배드엔딩 선택지는... 약간 취향은 가리지만 좋아하는 편입니다.

네, 시작부터 배드 엔딩 선택지가 나옵니다. 잘못누르면 끝이죠.


그럼 히로인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죠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카렌 사라 린네 입니다.

각각 섬을 다스리던 3가문의 후계자 같은 입장으로 다른 고민을 껴안고 있는데

이를 해결? 해주고 다니는 게 주로 주인공의 스탠스입니다만.

여러모로 해결 방식이 비범합니다. 가출이라던지, 방화라던지, 자살시도라던지...

물론 다 이유가 있습니다만. 사고방식의 가벼움과 발빠름 그리고 포기 속도는

플레이어조차 질리게 할 정도네요. 초반엔 사실 좀 짜증나기도 하고요.


여하튼 카렌과 사라를 공략해야 린네를 공략할 수 있게 되는데요

여기서부터 얘기가 조금 흥미로워집니다.

아니 흥미로워지게 만들어뒀다고 해야할까요


이전 카렌과 사라 루트에서 시간 여행자, 시간 여행, 미래인 등등

떡밥을 마구 뿌려주고 뭐 하나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가 끝나버리므로

자연스럽게 기대가 린네 루트로 몰립니다. 여기서도 해소가 안되면 욕먹어야죠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린네 루트에서 터트려줍니다.


평행세계. 시간 여행. 미래인. 콜드 슬립 등등등

하여튼 가져다 쓸 수 있는 건 다 가져왔다 싶을 정도로 SF 넘치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본연의 러브스토리도 제대로 진행하고 있어요.

약간 그럼에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고. 세츠나(진)과 세츠나(가)의 얘기가

좀 설명이 복잡하게 되어 있어서 영 이해하기 곤란하긴 합니다만.


린네 루트이므로 린네의 이야기도 같이 진행되는데

그건 그것대로 시간 여행 소재를 차용했기에 더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어디 적어놓고 플레이하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이렇게까지 해도 구체적으로 뭔가 확실히 명언 되는게 없으므로

시간 여행 운운은 전부 주인공의 망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주인공도 기억이 없어서 시간 여행자라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고.

전적으로 히로인인 린네에게 그점에 대해 의지하고 있었는데

린네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마저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장절합니다.


다만 그건, 루트 마지막에 가서 표변합니다.

정말로 시간 이동을 하거든요!

콜드 슬립이란 이름의 미래로의 도약을

(사실 이 장면도 엄청난 떡밥을 내포하고 있지만 차후 설명)


주인공을 살리고 죽어버린 린네, 이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냐는 쿠온(린네의 모친)의 말에

세츠나는 긍정하고, 그렇다면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잠들라며 쿠온이 보여준 것은 콜드 슬립 머신이었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속에서 본 것은 린네와 세츠나의 이름)

어찌어찌 콜드 슬립 머신에 들어가 잠에 빠지며 린네 루트는 끝납니다.

네 뭐 하나 해결된 거 없이 끝나요 답답할 노릇입니다.


그리곤 시작화면이 변합니다

never-island로


2만년 후의 세계, 또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그리고 어디선가 본듯한 사람들



(마찬가지로 이름은 카렌 사라 린네지만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2만년 후의 세계에서 주인공은 깨닫습니다.

어떻게 해야 자신이 돌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진정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기억도 없는 상태로. 희미한 기시감만을 느끼며

이번에야말로 린네를 구하려고 합니다만. 또 실패해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린네의 도움을 받아. 2만년 전의 세계.

린네가 아직 죽기 전, 자신과 만나기 전의 세계로 돌아가게 되죠.

떠나면서 겨우 자신이 바랬던게 눈 앞(2만년 후의 린네) 란 것을 깨닫습니다만;;

세계를 구할거라는 린네의 말을 믿으며 그는 또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다시 돌아온 2만년 전의 세계. 그 시작점.)


표류하다 도달한 섬에서 린네와 조우한 그날. 그날로 다시 그는 돌아옵니다.

이번에야말로 모든 것을 잘 풀리게 하겠다면서

그는 카렌 루트와 사라 루트에서 미흡해 미처 구제하지 못한 부분도

깔끔하게 해결하고 린네 루트를 마무리 짓습니다.


(고생해 손에 넣은 평온)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린네 루트에서 한번 더 분기하죠

대망의 라스트 루트. 어떻게 보면 꿈도 희망도 없는 Re: 루트입니다

마지막 고백. 쿠온에게 자신에게 린네를 달라며 허락을 구하는 장면에서 선택지가 나옵니다

凛音와 リンネ

둘다 읽기는 린네라고 읽습니다만. 2만년 전이 한자고 2만년 후가 카타카나 표기입니다.

네. 그래요.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눈 앞에 있는 린네를 있는 그대로 린네로서 볼것인지.

아니면 미래에서 구하지 못한 린네와 동일시 할 것인지.

전자를 선택하면 위의 사진처럼 린네와 평온하게 결혼하는 엔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럼 후자는 어떨까요?


(미래의 린네와 현재의 린네를 겹쳐봐 선택하면 쿠온한테 혼난다)

주인공은 쿠온에게. 나 때는 없었으면서! 혼자서 어떻게 린네를 키웠는데! 린네는 내 딸이야!

라는 플레이어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세찬 거절을 당합니다.

왜 그러는거지 싶죠. 그리고 독백과 여러 사정을 듣고 깨닫게 됩니다.


(사실 그녀는 2만년 전. 주인공이 만난 린네였다)

쿠온은 미래에서 온 린네란 사실을.

아니 이젠 밝혀도 되겠죠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없습니다.

있었던 건 오로지 미래로 가는 콜드 슬립 뿐이죠

2만년 후 아니 이제부턴 고쳐 말할까요 2만년 전. 린네(リンネ)가 주인공을 콜드슬립시키고

자신 또한 콜드슬립 한겁니다. 그렇게 찾아왔죠. 다만 2만년이란 시간은 길었던지라

주변 환경의 변화로 자신이 먼저 깨어나게 됩니다. 

콜드 슬립의 부작용인 기억 상실도 있어 13살의 몸으로 오하라 가에 거둬져

어찌어찌 하다가 쿠온으로서 린네를 키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약 20년 후 주인공이 콜드슬립에서 깨어나 찾아온 겁니다.

네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시죠

주인공은 도합 4만년이나 되는 시간을 거듭 넘어 왔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똑같을 수 있다니요

그렇지만 작중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단 건. 그거야 말로 운명이 아닐까요 라고요



(아버지가 누구인지 깨달았을 때 그녀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합니다만. 이쯤 되면 다들 눈치를 채죠

현대의 린네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쿠온에게 어떤 감정을 안고 있는지

다만 이부분에 대해선 조금 미묘한데. 확실시 하지 않으므로 이게 부성애인지

연인을 대하는 애정인건지 판단하기가 애매한 느낌이 듭니다.

일부러 노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흘러버린 시간은 되찾을 수 없지만,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쿠온이 만들던 콜드슬립 머신의 진짜 완성형인 타임머신

그걸 가지고 과거를 고쳐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다시금 콜드슬립을 결정합니다.

왜냐구요? 그게 쿠온의 꿈이었고. 그걸 이뤄주는 건 주인공의 꿈이었으니까요

금방 다시 돌아오겠단 말을 남기며 (그야 타임머신 있으면 떠난 직후에 돌아올 수 있으니까)

주인공은 다시 잠에 빠집니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본 건 무수한 시도의 흔적)


멀어져 가는 의식속에서

그는 수십 수백번을 거듭했단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곤 왜 자신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는지 알게되죠

그렇게 반복해왔다면,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과연 쿠온은 타임머신을 완성했을까요?

아니면 2만년 후에도 여전히 미완성일까요

여러가지 의문을 남기고 다시 린네와 만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많은 가지를 쳐내고 간결리 정리하면 이런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루트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노는게 아니라

큰 줄기로 꼬여 올라가고 있어서 장대한 한편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네요

그만큼 잘 짜여 있기도 하고요


묘사나 대사가 약간 미흡한 면도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확실히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SF 계열 러브코미디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재밌게 하실 수 있겠죠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조금

전체이용가입니다.

게다가 성우가 빵빵합니다.

사토 리나 라던지 타무라 유카리라던지

그림도 예쁘죠.

전체적으로 어리단 인상을 받긴 하지만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분량치곤 BGM이 조금 적지 않은가 싶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고루 분포해서 잘 쓰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UI도 굉장히 깔끔한 편.

앞 선택지나 뒤 선택지 기능이 있어서 스킵 일일히 할 필요성이 없는 것도 좋고

플로우 차트 기능을 줘서 바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습니다

다만 약간 무겁지 않나 싶은 점은 있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니화 결정! 입니다.

어디서 만드는 진 못들었는데

하여튼 이런 작품이 애니화 된다는 건 좋은 일이죠

아무리 못해도 중간은 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족.

쿠온의 정체를 알고 나서 다시 플레이를 해보면

또 다른 맛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설명해주는 내용이라던지.

쿠온이 고집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려는 이유라던지 (어차피 성장 이란 이름의 성우 변경으로 못알아채지만)

쿠온이 세츠나에게 가지고 있을 감정을 고려한 뒤에

세츠나와 린네를 연결해주려는 그 마음을 보면

그저 눈물만 납니다ㅜㅜ

이거 완전 진히로인 쿠온 아닌지



덧글

  • TA환상 2016/07/28 00:11 # 답글

    프론트윙은 유키코이멜트로 저에게 커다란 무언가를 선사해줘서 좋게 써주셨는데 일단 약간 색안경이 껴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ㅜㅜ
  • 더스크 2016/07/28 14:13 #

    이놈들은 잘가다 한번씩 꼭 그래
  •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 2016/07/28 02:07 # 답글

    무능한 정부
  • 더스크 2016/07/28 14:13 #

    중간에 나오는 거 보면 확실히 무능하긴 했죠
  • Megane 2016/07/28 14:43 # 답글

    아일랜드가 아니라 아이슬란드라고 읽어야 할 거 같은 게임이네요. 그리자이아...아아~(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는 1인이...)
  • 더스크 2016/07/28 20:32 #

    아이슬란듴ㅋㅋㅋ
  • ㅇㅇ 2016/07/28 17:44 # 삭제 답글

    이제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 라이터들은 죄다 이상현상, 초과학, 미래 같은 DEM요소들을 많이 쓰면 쓸수록 그럴싸해진다고 생각하는거 아닌가 시프요.
    사람들이 오오 갓복선! 다회차! 숨겨진 떡밥!(UI변화!) 등등 하는 모습이 비슷비슷한 패턴들 돌려막는 드라마를 '완성도'로 빠는 시청자들 모습과 오버랩도 되고..
  • 더스크 2016/07/28 20:37 #

    그럴싸해진다고 해야할까요
    적어도 아무렇게나 막 던지는 작품은 아니었으니까요
    결말에 있어서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리면 딱히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에서 sf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작품은
    아직까지도 마이너합니다... 전체 발매 작품 비율만 봐도 그렇죠...
    그래서 그렇게 빠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가뭄의 단 비 같은 느낌이라
    하물며 잘 만들어져 있어서 이야기로 재밌다면
    완성도 얘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걸지도요
  • 더러운 하프물범 2016/07/29 10:40 # 답글

    아 갑자기 쓰르라미 울적에가 생각나
  • 더스크 2016/07/29 11:31 #

    엌ㅋㅋ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430555
3026
5007924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664

구글 광고 1

애니편성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