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번역을 시작했던게 언제였던가 한 10여년 정도 됐나?
개설 일자를 찾아보니 11년도였으니까 이러쿵저러쿵 10년 정도 운영해왔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번역을 시작한거였는데 벌써 10년이나 지났다니 감개무량하달까 뭐랄까
이제와선 그냥저냥 타성에 젖어서 아무거나 짧은 거 잡고 번역하고 있긴 한데
확실히 옛날 글하고 비교해보면 좋게 말하자면 깔끔해졌고, 나쁘게 말하자면 많이 간소해졌다. 질적으로도 떨어진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시간이 많았을 때는 뭐 여기저기 뒤지면서 재밌는 걸 하려고 했었으니까 그랬지만, 지금은... 솔직히 번거롭고 귀찮다.
관심만 좀 가지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데다, 솔직히 번역기 좋아져서 전체번역 돌려도 대충은 읽히는 수준이고
그러면 언제까지고 이런 번역을 계속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고 지금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하루에 몇개씩 번역을 해서 올릴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있냐고 물어보면 그것도 좀 시큰둥하다.
일하는 짬짬히 시간이 나면 해놓거나, 아니면 퇴근하고 나서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데, 퇴근하면 만사가 귀찮은데다
위에 말한 것처럼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목마른 누군가는 이미 알아서 잘 찾아보고 있으니까 굳이 내가? 란 기분이고.
덧붙여 퇴근하고 남는 시간은 다른 걸 하기도 바쁘다. 취미에 온전히 시간을 쏟아도 아까울 판국에 이글루를 운영하는건
취미로서도 약간의 용돈벌이로서도 내게는 더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더군다나 취미가 적은 것도 아니다. 애니, 게임, 만화. 으레 오타쿠가 할만한 것들은 다 하고 있는데다.
조금 되긴 했지만 자전거도 타기 시작했고, 어릴적부터 쭉 이어온 프라모델(모형류 전반)이라는 시간 잡아먹는 귀신도 있다.
거기다가 최근들어 캠핑도 시작했으니까 뭐. 하루가 짧다 짧아.
사실 알게모르게 다른 번역 자체는 줄창 하면서 다른 사이트에도 올리고 있다. 이쪽에 올리는 2ch(5ch)의 단순번역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어서 단편으로 끝나지 않는 글?이지만 html의 한계로 이쪽엔 게재를 못하니까 올리지 않고 있었을 뿐
그래서 한번은 올릴 수 있는 다른 서비스로 옮길 생각도 해봤는데, 운영만 10년인걸...
옮기면서 분명히 터질 문제를 생각하니 선뜻 발을 내딛을 수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추억이 깃들어 있으니까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아마 앞으론 단순 번역은 안하지 않을까 싶다.
뭐 무진장 재밌는게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고 누군가가 그걸 바란다면 할지도 모르겠지만
블로그라는 시스템 자체가 낡기도 했고, 찾아오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판국에 그럴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론 일기장처럼 하루하루 있었던 일을 쓰거나, 간간히 취미생활 하는 걸 쓰면서 운영해 갈 생각이다
꾸준히 뭘 하는 건 잘 못해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이거저거 건드려보는 이야기가 아마 주가 되겠지만
어쩌겠는가, 내 성격이 그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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